2층양옥→아파트→주상복합→타운하우스?
인기 주택변천사를 보면 1968년 무장간첩 31명이 청와대 근처까지 침투한 ‘1ㆍ21 사태’는 부동산 시장에도 파장이 컸다. 평창동 등 청와대 북쪽 지역에 대한 정책은 이때부터 ‘개발 억제’에서 ‘개발 촉진’으로 바뀌었다. 서울 방위망이 뚫린 원인 중 하나가 이 지역에 사람이 많이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평창동 일대는 규제가 풀리면서 1960~70년대 성공한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던 단층 단독이나 2층 양옥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승용차가 있어야 드나들기 쉬운 경사지에 터를 잡고, 넓은 정원까지 갖춘 2층 양옥은 부자들의 자랑거리였다.
2층 양옥의 인기는 70년대 후반부터 불붙은 아파트와 강남 개발 열기에 밀려 점차 시들해졌다. 아파트가 처음부터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 대단지 아파트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마포아파트는 1962년 12월 준공 이후 2개월이 넘도록 입주자가 반밖에 차지 않았다. 국내 최초로 모델하우스를 짓고 1969년 7월 분양을 시작한 주공의 한강맨션 역시 초기에는 60%만 분양됐다. 주공 사원들의 할당제 판촉전 끝에 1970년 3월 겨우 분양을 마무리했다. 정부가 공급방식을 정할 정도로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은 것은 1973년부터다. 1973년 3월 입주한 주공반포1단지 아파트는 수백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전매됐다. 아파트는 부침이 있긴 했으나 지금까지 가장 인기 있고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 선호 현상은 1990년대 후반 등장한 초고층 주상복합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1999년 분양될 당시만 해도 “주상복합인 데다 탑상형이기 때문에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의 대명사로 통한다.
아파트의 인기에 가려졌던 일반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은 타운하우스와 단지형 단독주택으로 변신 중이다. 기존 단독과 연립의 단점을 치유해 아파트 못지않은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갖춰가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를 뛰어넘는 보편적 주거형태는 아니더라도 획일적 아파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대안 주택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출처 : 중앙선데이 (http://sunday.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