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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뉴스] 어린이 놀이터 '중금속 투성이'…목재시설 오염심각
2007년 05월 30일










 



어린이 놀이터 '중금속 투성이'…목재시설 오염심각


  


썩지 않도록 화학 처리한 나무(방부목재)로 만들어진 놀이시설에서 플라스틱 시설의 최대 311배에 달하는 비소가 검출되는 등 어린이 놀이터의 토양과 놀이 시설이 중금속 ‘범벅’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0개 지역 놀이터 64곳(아파트 30곳, 초등학교 31곳, 유치원 3곳)의 토양과 놀이시설(방부목재 31곳·철재 20곳·플라스틱 13곳)의 납, 구리, 수은 등 8종의 중금속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부목재 놀이시설 표면을 마른 천으로 닦아 측정한 비소 농도는 평균 16.3㎍/wipe로, 플라스틱 시설(0.07㎍/wipe)보다 233배 높았다.

크롬 농도는 23.1㎍/wipe, 구리와 납은 각각 13.5㎍/wipe, 4.6㎍/wipe를 나타냈다.

젖은 천으로 닦으면 비소농도는 플라스틱 시설(0.15㎍/wipe)의 311배인 46.7㎍/wipe로 치솟았다. 크롬과 구리, 납도 각각 70.4㎍/wipe, 구리 45㎍/wipe, 납 13.3㎍/wipe로 수치가 증가했다.

이는 목재 처리에 사용된 방부제에 비소, 크롬 등의 성분이 함유돼 이들 물질이 새어나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표면에 새어나온 중금속은 어린이들의 손과 피부 등에 묻게 되며, 손이 젖어 있을 때는 중금속 노출위험이 더 크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철재 놀이시설은 페인트에 함유된 납 농도가 미국 기준치(600㎎/㎏)의 45배인 2만7200㎎/㎏으로 조사됐다.


또 놀이터 토양은 크롬을 제외한 7종의 중금속 농도가 모래공급업체에서 구입한 비교 토양보다 2∼46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방부목재 시설 주변 토양에서는 비소(3.14㎎/㎏·대조토양 0.62㎎/㎏)가, 철재 시설 주변에서는 납(9.3㎎/㎏·대조토양 0.13㎎/㎏)이, 플라스틱 시설 주변에서는 구리(6.06㎎/㎏·대조토양 0.13㎎/㎏)가 높게 검출됐다. 이같이 놀이터 토양에서 중금속이 많이 검출된 것은 놀이시설에서 나온 중금속에 오염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소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분류한 발암성 물질로, 노출되면 구토나 설사, 근육약화 등을 초래하며, 납은 면역계·뼈 발달에 영향을 준다. 크롬은 장기간 섭취할 때 간장장애 및 폐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환경보건법을 제정해 ‘어린이 놀이터 환경안전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올해 실내놀이터와 보육시설의 중금속 등 유해물질 실태도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미 설치된 방부목재 놀이시설에는 표면처리를 통해 중금속 노출을 최소화하고, 오염된 놀이터 토양은 바꾸기로 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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